김치 상세페이지, 맛을 먼저 보여주다 — 제주 '띠앗 1965' 작업기
김치는 온라인에서 사기 가장 망설여지는 식품 중 하나입니다. 사진으로는 다 맛있어 보이지만, 막상 받아 보면 너무 짜거나, 너무 맵거나, 젓갈 향이 입에 안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 기른 배추와 국산 고춧가루로 담그는 프리미엄 김치 '띠앗 1965'의 상세페이지는 그래서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가"보다 "사기 전에 내 입맛에 맞을지 알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 실패의 기억에서 시작하는 첫 화면
첫 문장은 제품 자랑이 아니라 "사 먹는 김치, 한 번쯤 실패해보셨을 겁니다"로 열었습니다. 김치를 사려는 사람이 이미 한 번쯤 겪어 본 실망을 먼저 꺼내 공감을 얻은 뒤, 바로 해결책인 "맛을 먼저 알려드립니다"를 크게 보여 줍니다.
그 아래에는 매운맛·단맛·젓갈 향·간을 다섯 칸 막대로 표시한 '맛 지표'를 넣었습니다. 맛은 말로 설명할수록 모호해지기 때문에,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막대로 바꿨습니다. "맞을지 안 맞을지, 사기 전에 알 수 있게"라는 문장이 이 페이지 전체의 약속입니다.
2. 1965년의 시간을 담은 브랜드 톤
브랜드 로고 '띠앗'은 붓글씨 느낌의 서체와 '濟州' 낙관을 살려, 오래 이어 온 손맛과 제주라는 산지를 한 번에 전달하도록 배치했습니다. 첫 화면은 흙과 장독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갈색으로 통일해, 공장에서 찍어 낸 김치가 아니라 사람이 담그는 김치라는 인상을 주고자 했습니다.

재료 소개에서는 마늘·양파·생강·천일염을 같은 크기의 칸으로 나란히 보여 주고, "주재료와 부재료 모두 국산 농산물"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원산지는 길게 설명할수록 오히려 의심을 사기 때문에, 사진과 짧은 확인 문장으로 끝냈습니다.
3. 색을 바꿔 '근거'의 구간을 만든다

맛과 브랜드 이야기를 마친 뒤에는 배경을 갈색에서 진한 초록으로 바꿨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감성이 아니라 근거를 보여 주는 구간이라는 신호입니다. 초록은 고추밭과 배추밭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국산 고춧가루를 아끼지 않습니다"라는 문장 아래에는 김치 종류별 고춧가루 비율(포기김치 11%, 알타리김치 13%, 부추김치 8%)을 큰 숫자로 정리했습니다. "넉넉히 넣었습니다"라는 말보다 숫자 하나가 훨씬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옵션 구간에서는 김치 종류마다 "배추 한 포기 통째로 / 배춧잎이 두툼하게 씹힙니다"처럼 먹는 순간의 식감을 한 줄로 먼저 말하고, 이어서 큼직한 클로즈업 사진으로 확인시키는 순서로 구성했습니다.

마지막 리뷰 구간은 온 가족이 한 상에 둘러앉은 일러스트와 함께, "너무 짜거나 맵지 않아 가족 모두 맛있게 먹고 있어요", "매운 거 못 먹는 애들도 잘 먹네요" 같은 후기를 배치했습니다. 첫 화면의 맛 지표가 말한 약속을, 먹어 본 사람들의 말로 다시 확인시키는 마무리입니다.
정리 — 맛을 보여 줄 수 없는 제품의 상세페이지
김치처럼 맛을 직접 보여 줄 수 없는 제품일수록, 상세페이지는 "맛을 대신 설명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번 작업은 그 설명을 문장 대신 세 가지로 바꾸는 데 집중했습니다.
- 지표: 매운맛·단맛·젓갈 향·간을 다섯 칸 막대로
- 숫자: 김치 종류별 고춧가루 비율
- 먹어 본 사람의 말: 첫 화면의 약속을 확인시키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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